2008/08/07 02:22

반증불가능한 명제 혹은 믿음 성큼칼럼

이론과 경험 <--- sonnet님 블로그에서 트랙백

어떤 이론, 주장, 명제 등이 (특히 미래 예측에 있어서) 얼마나 큰 정보량을 갖고 있는가는 그 명제가 얼마나 반증가능한가를 살핌으로써 가능하다는 게 유명한 칼 포퍼의 반증주의입니다.

이를테면 "동쪽에서 해가 뜬다"라는 명제는 하루라도 동쪽이 아닌 다른 방향에서 해가 뜨게 되면 반증이 되므로 정보를 많이 담고 있죠. 미래에 벌어질 다른 가능성을 제낄 수 있습니다.

하지만 인용한 글에 나오는 아즈텍의 예, "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 신들이 만족하면 풍년이 든다" 같은 명제는 반증이 거의 불가능합니다.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쳤을 때 풍년이 들 수도 있고 안 들 수도 있습니다. 신들이 만족할 수도 있고, 안 할 수도 있으니까요.



그러면 저런 반증불가능한 명제, 주장, 이론, 믿음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인가? 라고 한다면 사실은 의미가 있습니다. 종교적인 믿음이 그런 예인데, 이를테면 "지금의 고난을 잘 참아내면 좋은 날이 올 것이다." 같은 거죠. 반증 불가능한 명제입니다. 앞으로 계속 고난이 닥칠 수도, 혹은 좋은 날이 올 수도 있죠. 어떤 가능성도 다 열려 있습니다. 아무런 정보가 없습니다.

하지만 저런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습니다. '좋은 날'에 집중하면 기분도 좋아지고 일도 잘 풀려서 실제로 좋은 날이 올 확률을 높이는 효과도 있죠. 이른바 자기실현적 예언입니다. 이런 믿음을 잘 활용하면 삶의 질을 상당히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.



중요한 건, 사실 저런 명제는 반증불가능한, 즉 정보의 가치는 없는 명제라는 걸 염두해두는 겁니다. 특히 사실 판단을 하는 데 있어서 반증불가능한 명제를 기반으로 하는 건 문제가 많죠.

덧글

  • ez-1 2008/08/07 11:38 # 답글

    사람이니깐...

    그나저나 저 볼로그 순위는 어떻게 하나요?
    소스복사해도 이상하게 깨지던데...
  • 성큼이 2008/08/08 16:03 #

    미리보기 하면 깨져도 실제로 보면 괜찮았던 기억이군요 ^^;
  • 블루시트러스 2008/08/14 01:20 # 답글

    결정불가능한 명제라면?
  • 성큼이 2008/08/14 23:19 #

    결정불가능한 명제도 보통은 정보로서의 가치는 없지만, 어떤 종교에서는 종종 언어를 넘어선 무언가를 전달해보고자 하는 뜻으로 쓰기도 하지 ㅎㅎ
  • 큰별아씨 2008/08/18 19:08 # 답글

    안녕하세요!
    링크를 납치해갑니다.
    후후후........
  • 성큼이 2008/08/18 22:57 #

    헐 두ㅁ... 아니 아씨께서 왕림하시다니 ㅠㅜ 영광이옵니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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